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쩨이 다이어리/해외여행 노트

잉글랜드 런던 - 나의 첫 해외여행지

술쩨쀼 2021. 12. 9.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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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2016년 10월
어디: 영국 런던
누구랑: 짝꿍

여행에 무관심했던 내가 처음 간 해외여행지는 런던이다. 별다른 고민도 없이 무려 신혼여행지로 런던을 선택한 이유는 매력적인 특유의 흐린 날의 분위기, 그리고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던 해리포터를 떠오르게 하는 곳이기 때문이었다.

빨간 2층 버스, 빨간 전화박스

늦은 밤, 런던에 도착하여 다음 날 아침 얼빠진 상태로 거리에 나왔다. 실감 나지 않는 광경이었다. 흐린 색의 건물과 날씨, 회색도시 속에서 나 홀로 주장하고 있는 강렬한 빨간색이 "정신 차려, 여기가 바로 런던이야."라고 말해주었다. 런던 하면 상징처럼 떠오르던 빨간 2층 버스와 공중전화박스가 눈앞에 있었다. 실제로 보니 가슴이 벅차올랐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들뜬 마음으로 버스를 타니 꽉 막힌 교통체증 속에서도 마냥 즐거웠다. 거리에 거짓말처럼 놓여있는 새빨간 공중전화박스도 어찌나 감성을 자극하던지. 며칠 간의 여행 중에서는 소소한 시간이었지만 그 장면, 그 느낌들이 사진이 되어 마음속 깊숙이 남았다. 외딴곳에서의 여행 설레는 시작으로!

웨스트엔드, 뮤지컬 라이온 킹

뮤지컬을 꼭 보고 싶었다. 나의 짧은 지식으로는 뮤지컬은 런던 웨스트엔드(West end)와 뉴욕 브로드웨이(Broadway)가 양대 산맥이라고 알고 있다. 뮤지컬을 아주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런던에 가는데 그 경험 놓칠 수 없지! 라이언킹과 레미제라블 중 끝까지 고민하다가 조금 더 가볍고 신나는 느낌의 라이언킹으로 선택했다. 한국에서 미리 예매했기 때문에 시간에 맞춰 라이언킹 전용극장인 라이시움 극장(Lyceum Theatre) 도착했다. 극장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한국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에 놀랐다. 한국 극장에서의 조용한 관객 분위기와 달리 관람 문화가 굉장히 자유로웠다. 술과 음식을 팔고 공연 중에도 스스럼없이 일행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었다. 뮤지컬은 기대보다 더 더 훌륭했다. 이래서 웨스트엔드구나! 화려한 무대 연출에 눈이 휘둥그레졌고 명품 배우들의 실력은 말해 뭐 하겠나 너무 멋졌다. 하지만 시차 적응 실패와 만성피로로 2부에서는 잠깐 졸기도 했다. 절대 지루해서 잠든 것이 아니었다......

평화로운 세인트 제임스 파크

버킹엄 궁전에서 근위식을 구경하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런던에서 가장 오래된 공원이라는 세인트 제임스 파크(St. James's Park)에 들렀다. 계획 없이 우연히 들른 곳이었는데 평화롭고 아름다운 곳이어서 기억에 남는다.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자연친화적인 공원이었다. 청설모는 흔히 지나갈뿐더러 동물원에서 본 것보다 많은 종류의 새들을 볼 수 있었다. 넓은 잔디밭과 아름다운 호숫가에는 이름 모를 신기하게 생긴 새들이 많았다. 이 날은 날씨가 무척 좋아서 하늘은 파랗고 공원은 초록 초록했으며 햇살은 눈부시고 따뜻했다. 호수 너머로 런던아이도 선명히 보여서 사진으로 남겼다. 몸도 마음도 바쁜 여행 일정 중에 여유롭게 힐링타임을 가졌던 곳이었다.

짝꿍의 로망, 스템포드 브리지

아쉬운 런던 여행 마지막 날. 반나절 있다가 런던을 떠나야 했기에 무엇을 해야 할지 큰 고민이었다. 해리포터 스튜디오를 갈 것인가, 첼시 홈구장 스탬퍼드 브리지(stamford-bridge)를 갈 것인가. 남편은 오래전부터 첼시 팬이었고, 나에게 해리 포터는 사랑이었다. 여행은 선택의 연속! 아쉽지만 이번에는 스탬포드 브리지를 가기로 했다. 신나 하는 모습을 보니 덩달아 행복해졌다. 버스를 타고 근처에서 내려 조금 걸었는데 구장 주변 주택가 길은 고요하고 아기자기했다. 무작정 간 것이라 예매도 하지 않았고 사전 지식도 없었다. 다행히 바로 시작하는 가이드님과 함께하는 구장 투어가 있어서 합류할 수 있었다. 라커룸, 샤워실, 선수들의 유니폼들, 구장 구석구석 돌아보니 첼시에 무지했던 나도 정말 재미있게 구경했다. 추천하는 여행 일정이다. 짝꿍은 아이 같은 표정으로 기념품 숍에서 모자 하나 구입해서 오래도록 잘 쓰고 다녔다.


짧았던 3박 4일 런던 여행, 거리는 깨끗하고 사람들은 친절했다.
머지않은 날 다시 갈 수 있기를 고대하며 가고 싶은 곳을 하나 둘 생각해 본다.(해리 포터 스튜디오는 1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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