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FJ 술현 + INFP 쩨이

저희 부부 일상 함께 나눠요❤️

쩨이 다이어리/해외여행 노트

프라하 여행 차량 투어 1 - 체스키크롬로프, 사랑스러운 도시

술쩨쀼 2022. 1. 18. 14:14
반응형

언제: 2019년 6월
어디: 체스키크롬로프

누구랑: 짝꿍


짝꿍을 만난 지 10주년을 기념해 체코 프라하여행을 가기로 했다.
프라하에서 6박을 보내는 프라하 여행이었지만 잠깐잠깐 다른 도시들도 들렀다. 그중에 국경을 넘어 오스트리아, 독일을 당일치기로 다녀왔는데 이날은 오스트리아에 다녀온 날이다.

언젠가 비현실적이게 아름다운 풍경이 담긴 오스트리아 할슈타트 사진에 반한 적이 있었다. 마침 프라하에서 출발하는 소규모 차량 투어 중 당일치기로 할슈타트에 다녀올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어 한국에서 미리 예약을 했다. 오전 6시에 출발하여 체스키크롬로프를 시작으로 국경을 넘어 오스트리아 고사우 호수와 할슈타트에 갔다가 오후 10시가 넘어 프라하에 돌아오는 일정이었다. 이동거리가 꽤 될뿐더러 비교적 여유롭게 다니는 것을 선호하는 우리의 여행 스타일과는 달리 시간과 체력적으로 약간의 빠듯한 일정이었다. 하루가 꽉 찬 일정이니 말이다. 걱정도 되었으나 이때 아니면 어떻게 할슈타트를!

순탄하지 않은 출발

새벽같이 일어나 준비하고 숙소 앞에서 가이드님의 픽업을 기다리고 있었다. 10분 20분…… 그는 오지 않았다.. ‘사정이 있어 조금 늦으시는 거겠지.’ 생각하며 막연하게 기다리다가 30분 정도 지나서 결국 연락을 했다. 알고 보니 늦잠을 주무신 가이드님…... 우리 전화에 깨신 것 같았다. 이럴 줄 알았다면 빨리 전화할 걸 그랬다. 안 그래도 피곤한 몸을 이끌고 나와있던지라 짜증이 스멀스멀 올라왔지만 이내 마음을 추스르고 다시 숙소에 들어가 조금 더 기다리니 가이드님이 도착하셨다. 우리가 처음 픽업이었고 나머지 두 팀을 픽업하여야 했다. 다음 팀 호텔에 도착하였는데 이것은 또 무슨 일? 호텔 계단에 비둘기가 있어서 무서워 못 나오시겠다는 소녀 분들…… 너무 이른 시간이라 밖에서는 들어갈 수 없어 도와드릴 수도 없었다. 할 수 없이 다음 호텔에 가서 세 번째 팀을 먼저 픽업한 뒤 다시 문제의 비둘기 호텔로 돌아왔다. 다행히 비둘기가 갔는지 무사히 나오셨다. 이미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기 때문에 가이드님의 카레이싱은 시작되었다.
이래저래 개성 강한 하루의 시작이다.

상앗빛의 체스키크롬루프

더운 날씨였지만 하늘이 파란 예쁜 날이었다. 두 시간 가량 차량이동 후에 도착한 체스키크롬로프, 맑은 날씨와 따뜻한 색감의 건물이 어우러진 상앗빛이 도는 사랑스러운 도시였다. 체스키크롬로프는 1992년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다고 한다. 300개 이상의 건축물들이 문화 유적으로 등록되었다고 하니 놀라운 도시다. 오래된 건축물들이 맞나싶을 정도로 트랜디하게 아기자기한 건축물들. 골목은 좁고 울퉁불퉁 돌길에 차가 다니긴 어려울 것 같았지만 이 예쁜 곳을 허물고 현대식 건물을 짓는다면 그보다 바보같은 짓은 없을 거다. 항상 편리함을 추구하며 바쁘게 바뀌는 한국이 생각난다. 편하지만 사라지는 예스러움이 아까운 생각이 든다. 같이 천천히 걸으며 가이드님이 설명을 계속해주셨는데 사실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사진에 남길 시간도 촉박했기 때문이다. 재밌었던 건 포토 스폿이 나올 때마다 가이드님은 마치 웨딩사진작가처럼 포즈를 요청하셨다. 웨딩촬영 때도 하지 않았던 뽀뽀를 수도 없이 했다는...... 덕분에 예쁜 배경 앞에서 우리 사진을 많이 남길 수 있었다. 체스키크롬루프의 하이라이트인 동화처럼 펼펴진 빨간 지붕이 내려다보이는 곳, 여기서도 웨딩사진을 찍었다. 둘이 가는 여행에서 제일 큰 단점이 사진을 같이 못 찍는다는 점인데 이렇게 투어를 하니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좋은 점이 있었다. 가이드님은 아침의 사고를 이제는 용서해달라고 하셨다.(옛날에 마음 풀었답니다. 감사해요!)

짧았던 체스키크롬로프에서의 시간이 지났다. 정신없이 걸으며 지나간 것 같아 너무 아쉬웠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고사우로 출발. 또 두 시간 반을 이동해야 한다. 운전하시는 분 한 분이 더 오셔서 가이드님과 교대로 운전하셨다. 날이 더워 차 안으로 햇볕이 내리쬐고 장시간 앉아있으려니 불편하기도 했다. 장거리 이동은 역시 힘들다. 중간에 편의점이 있는 곳에 들러 핫도그를 사 먹었는데 꿀맛이었다. 먹으니 또 기분 좋아져 힘이 났다.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