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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워커힐 클럽룸 - 짝꿍! 그렇게 좋아?

술쩨쀼 2022. 2. 20.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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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2021년 6월
어디: 호텔 그랜드 워커힐 서울
누구랑: 짝꿍

호캉스를 가기로 한 어느 날, 짝꿍과 나는 여러 호텔을 검색해 보았다. 우리는 그동안 라운지 이용에 무지했다. 검색하다보니 알게 된 놀라운 사실! 아니 음식과 술을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다니? 이런 천국 같은 곳이! 왜 이제서야 안 걸까. 갑자기 매우 신난 우리는 멀리 갈 필요도 없이 가까운 그랜드 워커힐 호텔 클럽룸을 예약했다.

라운지는 클럽룸을 예약한 고객에게 제공하는 베네핏이다. 라운지에서 애프터눈티, 해피아워(디너), 다음날 조식까지 이용할 수 있다. 세상에나 가성비 너무 훌륭했다. 왜냐하면 우리는 술을 많이 먹었으니까……

클럽룸은 일반 룸과는 다르게 16층에서 체크인한다. 둘이 쓰기엔 너무 넓고 쾌적한 룸과 어메니티는 보네카베네타! 음 좋아좋아! 짐을 내려놓고 바로 라운지로 향했다. 애프터눈티타임에는 간단한 빵과 쿠키, 과일, 커피를 제공한다. 조금 먹고 우리는 수영장으로 갔다.

오빠 수영장 좋아했었네!

짝꿍과 함께 한 지 10년이 훌쩍 지났지만 우리는 수영장을 가본 적이 없었다. 호텔에서 묵더라도 언제나 룸 안에서 뒹굴뒹굴을 선호했던 우리(지금 생각하니 나 때문이었던 것 같다).

오션월드를 언제인지도 모를 시기에 딱 한 번 갔었는데 워낙 사람이 많고 북적거렸던지라 온전히 즐기지 못했었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느끼며 폭신한 침대에서 뒹굴뒹굴하는 좋지만 이번에는 수영장을 가보기로 했다. 나는 새로운 것을 귀찮아하고 피하는 경향이 있는데 짝꿍과 함께면 모든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혼자 왔다면 고민의 여지없이 역시나 뒹굴뒹굴이었을 것이다).

그리하여 여차저차 수영장 입성! 그런데 이게 웬걸 오빠가 너무너무 좋아하는 것이다. 물에서 나오질 않는 짝꿍. 수영을 이렇게 좋아하는 사람이었던가? 역시 새로운 경험을 하여야 또 새로운 모습이 보이는가 보다. 능숙하게 잘하는 수영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첨벙첨벙하며 나아가는 모습이 귀여웠다. 그렇게 한참을 물 안에서 놀았던 짝꿍. 다음에도 또 수영하러 가자며 즐거워하는 모습에 엄마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집으로 돌아온 이후 한동안 많은 택배가 왔다. 물안경, 스노클링 장비, 심지어 오리발까지....… 평소 쇼핑을 즐겨 하지 않는 짝꿍인데 정말 폭 빠졌나 보다. 수영 학원까지 검색하고 있다니 ^^ 호텔 수영장 경험은 우리의 남은 여름 주말들을 물놀이 계획으로 꽉 채워줬다.


 

맛있고 취하고 행복했던 밤

수영장을 다녀오고 또 라운지로 향하는 우리. 가장 기대했던 해피아워 타임이다. 이용 시간은 2시간 정도로 그리 길진 않았지만 충분히 많이 먹고 즐길 수 있는 시간이었다. 우리는 오픈 시간을 딱 맞춰갔는데 창가 쪽 자리는 이미 만석이었다. 다음엔 더 부지런을 떨어봐야지!

시간이 땡 되자마자 사람들이 일제히 일어나서 음식 쪽에 줄을 섰다. 금방금방 길어지는 줄. 하지만 짝꿍은 홀로 술 쪽으로……. 와인, 맥주, 양주 여러 종류의 술이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짝꿍의 선택이 맞았던 걸까. 처음부터 술쪽으로 가는 사람들은 많지 않아서 여러 종류를 가져올 수 있었다. 양주들을 가득 따라오는 짝꿍의 얼굴엔 행복이 만연했다.

5성급 호텔답게 음식들도 훌륭했다. 특히 굴튀김이 너무 맛있어서 몇 번을 가져다 먹었다. 지금도 생각나는 굴튀김! 과일과 치즈도 다양해서 안주로 먹기 좋았다. 우리 생각보다 사람들은 술을 많이 먹지 않았다. 우리가 먹은 양주 값만 해도 어마어마했다. 절대 뽕을 빼려고 그런 것은 아니었고 정말 양껏 먹다 보니 그렇게 됐다……

한참 맛있게 먹다가 짝꿍이 잠깐 멈칫했다. 그러고는 진심으로 아련한 표정일 짓더니 [너무 행복해서 눈물 날 것 같아]라고 말하는 그……. 그 정도야…? 자주 오자…… 멋진 한강뷰의 야경과 맛있는 음식에 술기운까지 도니 감성이 올라왔나 보다. 나도 행복해! 가는 시간이 아쉬워 '아... 30분만 더 있었으면!' 했지만 아쉬울 때 멈춰야 가장 좋은 법.

배불리 먹고 스카이야드에서 족욕을 할까 했지만 사람들이 너무 많아 다음을 기약했다. 그래도 탁 트인 공간에서 바람 쐬니 기분이 살랑살랑 좋았다.
이로써 라운지와 수영장의 매력을 알아버린 우리. 여행도 어려운 시국에 새로운 재미를 찾아버렸다. 조만간 또 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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